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휜, 비틀린, 꼬인 공간의 신비 [경문수학산책 39]  무료배송
The Shape of Inner Spaces : Theory and the Geometry of the Universe's Hidden Dimensions

 
지은이 : Shing-Tung Yaw and Steve Nadis)
옮긴이 : 고중숙 옮김
출판사 : 경문사
판수 : 1판(2013)
페이지수 : 552
ISBN : 978-89-6105-64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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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저자 싱퉁 야우(Shing-Tung Yau)는 수학 분야의 최고 영예인 필즈상(Fields Medal)을 받은 수학자이다. 그런데 이 책의 내용을 둘러보면 곧
알 수 있듯 그는 그저 단순히 수학에만 집중하는 일반적인 부류의 수학자가 아니다. 그는 관심의 폭을 한껏 넓혀 물리학과 천문학과 우주론에 이르는 주제를 붙들고 그 내막을 깊이 파헤치는 인상 깊은 노력을 펼친다. 이를테면 그는 수학이라는 추상적인 창문을 통해 현실적인 세계를 조망하면서 우리 존재의 근원인 이 우주를 사색하는 현대의 철학자인 셈이다. 야우의 학문적 업적을 간추리기는 어렵다. 하지만 가장 대표적인 것을 꼽으라면 역시 이 책에서도 가장 많이 등장하는 ‘칼라비-야우다양체’에 관한 것을 들 수 있을 것이다. ‘다양체’는 원어인 ‘manifold’를 통해서도 알 수 있듯 쉽게 말하자면 여러 가지의 모습을 가질 수 있는 대상을 가리킨다.
예를 들어 간단한 식사에 흔히 등장하는 ‘도넛’과 ‘손잡이가 달린 컵’을 보자. 이 둘의 겉모습은 크게 다른 것 같지만 ‘하나의 구멍을 둘러싼 물체’라는 점에서 ‘본질적인 모습’은 같다. 반면 ‘도넛’과 ‘(속이 꽉 찬)떡’은 겉모습은 비슷할 수 있지만 떡에는 구멍이 없다는 점에서 ‘본질적인 모습’이 다르다. 이처럼 다양체의 모습은 다양하며, 따라서 칼라비-야우다양체는 그 이름에서 드러나듯 무수히 많은 다양체들 가운데 어떤 특별한 부류의 것이라는 점을 알 수 있다.
왜 이런 다양체들에 관심을 가질까? 물론 그 계기는 일상생활에서나 수학 연구에서나 여러 가지의 모양이 나타나므로 이것들을 체계적으로 탐구하자는 데에 있기도 하다. 그런데 이 책의 전반적인 맥락에서 가장 중요한 계기는 특히 위에서 지적한 우주론적 관점에서 찾을 수 있다. 그리고 이와 관련하여 우선 주목할 점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볼 수 있다. 첫째는 “우리가 살고 있는 공간이 과연 몇 차원인가?”라는 것이다. 이의문은 20세기 초까지만 해도 그 답이 너무나 분명해서 굳이 제기될 필요도 없었다. 전후, 좌우, 상하라는 세 가지의 운동 방식이 가능하므로 우리의 우주는 3차원 공간이라는 점이 불을 보듯 뻔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인슈타인의 특수상대성이론으로 인해 이 생각은 극적인 변화를 맞이한다. 이 세계는 최소한으로 보더라도 공간과 시간이 긴밀히 얽힌 4차원의 시공으로 이해해야 한다는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었다. 둘째는 “우리가 살고 있는 공간은 과연 어떤 형상인가?”라는 것이다. 이 의문은 위의 첫째 의문보다 약간 이른 19세기에 이른바 비에우클레이데스 기하가 출현할 때까지 역시 굳이 제기될 필요가 없었다. 사실 임마누엘 칸트와 같은 위대한 철학자도 에우클레이데스기하가 제시하는 공간을 인간의 선험적 순수이성으로 파악할 수 있는 절대적 진리의 대표적인 예로 꼽았다. 하지만 이 생각도 비에우클레이데스기하가 출현하면서 이론적으로 속절없이 무너졌으며, 20세기에 들어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이론으로 인해 실제적으로도 우리의 우주가 비에우클레이데스적이라는 점이 확인된 것은 더욱 극적인 사건이었다.
이처럼 과학이 발달하면서 “우리 우주의 겉모습과 참모습이 다르다”는 점이 밝혀짐에 따라 “과연 우주의 참모습은 무엇인가?”라는 의문이 자연스럽게 떠올랐다. 하지만 이런 차이가 존재한다는 것은 바로 우리가 우주의 참모습을 직접 볼 수 없다는 뜻이므로 이 의문에 대한 탐구는 간접적인 방법에 의지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누구나 예상하다시피 이런 경우에 최선의 방법으로 제시되는 게 바로 수학에 의지하는 것이다. 이런 과정에서 1960년대에 제기된 끈이론은 수학과 물리학의 양쪽 모두에 커다란 영향을 준 중요한 이론이다. 그런데 이를 논리적으로 추구하다보면 우리 우주가 10차원 또는 11차원이 되어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하지만 우리가 보는
세상은 4차원 시공이므로 이를 제외한 나머지 차원이 어떤 식으로든 숨겨져야 한다. 이에 대해 여러 가지의 아이디어가 제시되었지만 그중 가장 각광을 받은 게 바로 칼라비-야우다양체였다. 이후의 이야기는 책의 본문에서 상세히 전개된다. 그리고 책의 끝 부분에 이르면 최근의 새로운 덧차원 이론이나 LHC에 의한 실험적 검증과 새로운 발견의 가능성 등으로 이어진다. 이와 같은 내용에 비춰볼 때 이 책은 현대 학문의 큰 흐름이라고 할 통합적 사고와 연구를 잘 보여준다는 점에서도 흥미롭다. 사실 저자 자신이 중국에서 자라나 대학원 시절부터 미국에서 지냈기에 그의 생애 자체가 동서 문화의 통합적인 면모를 드러낸다고 볼 수 있다. 그는 여기서 더 나아
가 수학을 공부하면서도 20세기 물리학의 양대 기둥인 상대론과 양자론에도 많은 관심을 기울였고, 이를 자신의 수학 연구와 결합하여 찬란한 종합 예술과도 같은 업적을 이루었다. 또한 그는 철학자인 아버지의 영향 때문인지 심오한 멋이 풍기는 한시를 짓고 즐기기도 한다. 어쩌면 이러한 그의 모습은 우주 안에 살면서도 머릿속으로는 우주의 바깥에서 이를 그윽이 관조하고 음미하는 초월적 존재로 그려지는 듯하다. 한편 앞서도 말했지만 그는 이 과정에서 수학계의 최고 영예인 필즈상을 받았다. 따라서 그의 삶은 아직 필즈상이나 과학 분야의 노벨상 수상자가 없는 우리나라의 젊은이들에게 좋은 모범과 자극이 된다고 하겠다. 아무쪼록 이 책이 이들을 포함하여 수학과 과학, 그리고 더 나아가 우리의 존재와 우주 전체에 많은 관심을 가진 여러 독자들에게 소중한 정신적 선물이 되기를 기대한다.
-옮긴이 머리말중에서-
때로 수학을 과학의 언어 또는 적어도 물리의 언어라고 말하는데, 이는 분명 사실이다. 물리 법칙들은 말이나 글보다 수식으로 더 정확히 서술될 수 있다. 하지만 수학을 단순히 언어로만 보는 것은 여기의 논의에 합당하지 않다. 이 말은 이런저런 사소한 문제들만 제외하면 이제 수학 전체가 거의 완전히 정립되었다는 잘못된 인상을 심어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는 진실과 아주 동떨어져 있다. 수많은 학자들이 수백 년, 아니 실제로는 수천 년이 넘도록 튼튼한 기초를 다져오기는 했지만 수학은 아직도 매우 활발히 발전해 가는 분야이다. 정체된 지식 체계들이라고 그 언어들이 온통 돌에 새겨진 것과 마찬가지라는 뜻은 아니지만 이와 비교할 때
수학은 분명 역동적이고 진화하는 학문이며 날마다 새로운 통찰과 발견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런 활동은 경쟁적인 다른 학문들과 더불어 펼쳐지지만 새로운 소립자, 행성, 암 치료법 등의 발견들과 달리 언론의 헤드라인으로 부각되지는 않는다. 실제로 간혹 수백 년 된 오랜 명제가 증명되었다는 것들을 제외하면 수학이 헤드라인을 장식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그러나 수학의 진정한 위력을 잘 아는 사람들은 단순한 언어를 넘어 물리적 과학의 전 체계를 떠받치는 진리에 이르는 가장 확실한 길로 여긴다. 되풀이하지만 수학의 강점은 단순히 물리적 실체를 드러내고 설명하는 수준을 넘어서는데, 이는 우리 수학자들의 경우 수학 자체를 실체로 본다는데에서도 잘 나타난다. 수학적으로 존재한다고 증명된 기하학적 도형과 공간들은 물리학에서 모든 물질의 근본 질료라고 여기는 소립자들과 똑같이 실질적이다. 그런데 우리는 이보다 더 나아가 수학적 체계가 더욱 근본적이라고 생각한다. 수학적 체계는 그런 입자들은 물론 사람 얼굴의 굴곡이나 꽃의 대칭성과 같은 일상적 현상들을 이해하는 데에도 적용되기 때문이다. 기하학자들을 매료시키는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보다도 추상적이지만 너무나 아름답고도 강력한 원리들이 우리의 눈앞에 펼쳐지는 세상의 모든 낯익은 형상과 모양들의 배경에 자리 잡고 있다는 사실이다. 내게 있어 전공 분야인 기하를 중심으로 수학을 연구하는 일은 참으로 모험과도 같았다. 나는 지금도 대학원에 다니던 첫 해를 생생히 기억한다. 고국을 떠난 배에서 갓 내려 첫 걸음을 내딛는 21세의 젊은이는 알베르트 아인슈타인(Albert Einstein)의 중력 이론을 처음으로 배우게 되었다. 나는 홍콩에서 보냈던 대학 시절에 이미 휘어진 곡면의 세계에 열광했지만 공간의 굴곡이 중력과 같고 사실상 하나로 볼 수 있다는 생각에 충격을 받았다. 그 형상들의 뭔가가 나의 마음을 깊이 파고들었으며, 왠지 모르지만 이에 대한 생각을 멈출 수 없었다. 공간의 굴곡이 일반상대성이론의 핵심에 자리 잡고 있다는 말을 들은 나는 언젠가 나도 우주에 대한 우리의 이해에 어떻게든 조금이라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가졌다. 《휜, 비틀린, 꼬인 공간의 신비》는 일부 과학자들이 우주의 모델들을 구축하는 데에 특히 도움이 되었던 발견에 초점을 맞추면서 수학에 대한 나의 탐사를 서술한 책이다. 이 모델들이 궁극적으로 옳다고 판명될지는 아무도 확실히 모른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그 배경에 자리 잡은 이론에서 뿌리칠 수 없는 아름다움을 느낀다.
이러한 본질을 책으로 펴내는 일은 큰 모험이다. 나아가 모국어가 아닌영어보다 기하와 비선형 미분방정식을 더 편히 느끼는 나 같은 사람에게는 더욱 그렇다. 나는 훨씬 선명하고도 우아한 수식을 말로 표현하는 게 불가능하지는 않더라도 아주 어렵다는 점 때문에 좌절감이 들기도 했다. 이를테면 에베레스트 산이나 나이아가라 폭포의 위엄을 사진 없이 설명하는 것과 비슷하다. 하지만 나는 다행히 이 일에 절실히 필요한 도움을 얻을 수 있었다. 이 책의 이야기는 나의 눈으로 본 세상을 나의 목소리로 전한 것이지만 함께 책을 쓴 분이 추상적이고도 심원한 수학을 (분명 그러기를 바라지만)명료한 문장으로 옮겨주셨다. 이 책의 핵심은 칼라비추측(Calabi conjecture)의 증명을 향한 노력이다. 이를 이룬 나는 그 증명을 돌아가신 아버지 첸잉츄(Chen Ying Chiu)께 바쳤는데, 교육자이자 철학자이셨던 아버지는 추상적 사고의 힘을 존중하는 마음을 일깨워주셨다. 한편 돌아가신 어머니 릉육람(Leung Yeuk Lam)도 아버지와 마찬가지로 나의 지적 성장에 커다란 영향을 주셨다. 그래서 이제 이 책을 두 분 모두께 바친다. 나아가 나는 사뭇 과도하고 아마 강박적 이기까지 한 나의 연구와 여행 스케줄을 잘 참아준 아내 유윤(Yu-Yun) 그리고 자랑스러운 두 아들 아이작(Isaac)과 마이클(Michael)에게도 고마움을 전한다. 나는 또한 이 책을 위에 쓴 추측을 제창한 에우제니오 칼라비(Eugenio Calabi)에게도 바친다. 내가 그를 알게 된 지도 어언 40년이 되는데, 참으로 독창적인 수학자인 그의 이름이 내 이름과 얽히게 된 지는 25년이 넘는다. 이는 칼라비-야우다양체(Calabi-Yau manifold)라는 기하학적 대상의 부류를 가리키는 용어 때문이며 이 책의 주된 논제이다. -저자 머리말 중에서-
옮긴이의 말 … v
머리말 … ix
전주: 미리 보는 형상들 … xxi
공간/시간 … xxvi

1장 언저리의 우주 · 3
2장 자연 질서 속의 기하 · 27
3장 새 망치 · 59
4장 사실이라기엔 너무 좋은 · 113
5장 칼라비의 증명 · 149
6장 끈이론의 DNA · 175
7장 확대경을 통해 · 219
8장 시공의 꼬임 · 261
9장 현실로 돌아와 · 285
10장 칼라비-야우를 넘어 · 321
11장 드러나는 우주 · 357
12장 덧차원을 찾아 · 379
13장 참, 아름다움, 수학 · 409
14장 기하의 끝 · 435

여담: 또 다른 하루, 또 다른 도넛 … 453
후주: 성소를 기리며 … 459
긴 밤중의 불빛 … 463

참조 … 465
용어 해설 … 480
찾아보기 … 4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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