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와 영어가 어순 매개 변인과 사고 체계에 있어서 상관 계수가 가장 낮은 양극단에 위치하고 있는 언어라는 점, 우리 영어 교육이 ESL 환경이 아니라 EFL 환경에서 이루어진다는 점, 대부분의 학습자들이 언어 능력의 성장이 거의 끝나버린 사춘기 이후에 본격적으로 영어를 학습/습득한다는 점,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어를 단순한 외국어가 아닌 세계어로 학습/습득해야 한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우리나라 학생들의 영어 사용 능력을 신장시키는 방안의 한 가지로서 실제 언어 산출 단위인 절(clause)이나 문장(sentence)을 영어 배우기의 출발점으로 삼아 영어 학습/습득의 실용성과 효율성을 확보해야 한다.
특히, 인지언어학과 신경언어학의 시각에서 볼 때, 사춘기 이후 언어 성장이 거의 다 멈춰버린 한국어 사용자들이 영어를 배울 때는 어휘 범주(lexical category)보다는 구범주(phrasal category) 학습/습득으로부터 영어 배우기를 출발하는 것이 좋다. 왜냐 하면, 몇 개의 구범주로 구성되는 기본 문장인 단문의 구조와 의미를 인식하는 발화 단위는 보통 선형 어순에 대한 기억폭과 일치되고, 이와 같은 통사‐의미 단위인 절이나 단문에 대한 인식 내용이 기억으로 저장되면서 보다 더 복잡한 문장, 문단, 텍스트 등으로 확장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학생들이 영어를 학습/습득할 때, 영어 문법(English Grammar)은 영어 발화 표현을 바르게 듣고, 유창하게 말하며, 영어 문장 내용을 정확하게 읽고, 올바로 쓰기 위하여 최소한도로 반드시 알아야 하는 영어의 원리적이고 체계적인 기본체계가 된다. 특히, 언어 능력의 성장이 거의 끝나버린 사춘기에 이르러 모국어가 아닌 외국어로서 영어를 본격적으로 학습/습득하기 시작하는 우리 한국의 청소년들이 빠른 시간 안에 효율적으로 영어 사용 능력을 갖추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 가운데 한 가지는 영어의 관습적 용법을 체계적으로 정리한 영어 문법 규칙을 익혀 내재 언어화하는 것이다.
최근에 세계어 또는 외국어로서 영어 사용 능력을 테스트하는 TOEIC이나 TOEFL에서 정확하게 읽고 올바로 쓰기 위한 영어 사용 능력의 검증이 강화되고 있는 것은 바르게 듣고 유창하게 말하기 위한 영어 사용 능력이 영어 문법의 자유로운 활용 능력 없이는 안 된다는 사실을 반증하고 있다. 현재 우리가 처한 영어 학습 상황에서 구어 영어나 텍스트 영어를 잘하려면, 핵심적인 문장을 많이 외워 내재 언어화하고, 머리 속에 들어 있는 문장을 필요할 때마다 발성 기관을 통하여 바로바로 음성 언어로 발화하고 문자 언어로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 이와 같은 영어 학습 내용을 도와주는 능률적인 수단이 영어 문법 학습인 것이다.
그러므로 본 영어 문법책이 추구하는 목표는 영어 문법 규칙 자체가 아니라, 영어 문법 규칙을 설명해 주는 예문들을 모두 외워서 실제로 영어 사용 현장에서 쉽게 꺼내어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머리말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