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모두 잘못된 결정으로 매일 시간과 돈을 낭비한다. 게다가 그 사실을 인식하지도 못한다. 우리는 상식이 우리를 제대로 인도해주고 있다는 무지와 환상에 빠져 마냥 행복해할 뿐이다. 몇 달 전 나는 이 사실을 뼈저리게 깨닫게 됐다. 어느 날 오후 런던 경영 대학에서 의사결정론을 공부하는 친구 조 키페가 밝은 목소리로 전화를 걸 었다. “콜린, 네가 재미있어 할 것 같은 문제가 있어. 우리 교수님이 학생들에게 연습문제를 내줬거든. 아는 사람 6명한테 전화를 걸어서 아주 간단한 내기에 대해 얘기해 주고, 거기서 이길 확률이 얼마나 될 것 같은지 물어보라는 거야. 굳이 계산까지 할 필요는 없고, 그냥 떠오르는 대로 추측하기만 하면 돼. 너 한번 해볼래?” “그래, 얘기해 봐.” 나는 자신있게 대답하며 속으로는 ‘하! 날 속일 수 있을 줄 아나보지?’ 라고 생각했다. 그녀가 낸 문제가 그리 어려워 보이지 않았기에 나는 주저 없이 대강 답을 얘기했다. 그리고 1주일 후, 내가 열 개나 틀렸다는 걸 알게 됐다. 하지만 조와 통화한 다른 사람들의 결과를 듣고는 다소 위안을 얻었다. 대부분이 그녀처럼 옥스퍼드 대학의 수학과 대학원생들이었는데, 나보다 훨씬 많이 틀렸다는 것이다. 물론 그 교수님은 인간의 탈을 쓴 악마가 틀림없다. 하지만 그가 낸 문제는 우리들 모두 아주 단순한 상황에서조차, 특히 확률이나 통계가 관련된 경우, 잘못된 선택을 할 수 있다는 것을 극명하게 일깨워주었다. 그리고 누구나 그렇겠지만, 내게도 그와 비슷한 잘못을 저지르는 바람에 자존심보다 더 큰 것을 잃은 친구들이 있다. 사업에 성공하는 사람들은 그 교수처럼 교활하면서도 양심의 가책은 거의 없는 사람들이다. 

이 책에 나오는 주제를 다룬 수학책이나 경영 관련 도서는 무수히 많다. 하지만 대중적으로 읽기에는 너무 딱딱하고 부담스럽다. 나는 평소 이솝우화처럼 교훈적인 이야기를 좋아한다. 사소한 잘못이 끔찍한 결과를 낳았다는 이야기를 재미있게 들려주면 그 교훈은 쉽게 기억될 것이다. 이 책이 바로 그런 책이다. 셜록 홈스의 탐정소설 형식을 띤 교훈적인 현대판 우화집인 것이다. 그저 재미있게만 읽어 달라. 그 과정에서 여러분이 조금이나마 인생이라는 도박에서 승률을 높이는 법과 생활 속의 통계표와 사기행각에 속지 않는 법을 터득할 수 있다면 좋겠다. 

-머리말-

글을 시작하며  7
1  재수 없는  사업가  9
2  노름에 빠진 귀족  29
3  상속인을  찾아라!  57
4  늙은 선원의 비밀  77
5  무덤을 찾아서  99
6  화성 침공  131
7  야누스의 두 얼굴  159
8  앤드루스의 처형  179
9  장교의 살인  199
10  불쌍한 관찰자  227
11  완벽한 회계장부  247
12  독이 든 사탕  269
글을 마치며  297

지은이
콜린 브루스 
영국 옥스퍼드에 살고 있는 물리학자이자 작가로 물리학과 공상 과학 소설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셜록 홈스를 주인공으로 한 또 다른 책 《The Einstein Paradox》가 8개국에 번역되었다.

옮긴이

이은희
교육학을 전공하고 미학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일요신문 외신부를 거쳐 현재 전문번역가와 도서평론가로 활동 중이다. 
옮긴 책으로는 《반 고흐VS폴고갱》, 《고야, 영혼의 거울》, 《아들에게 보내는 편지》, 《당신 자신을 위한 삶을 살아라》, 《사랑을 지혜롭게 하는 방법》, 《좋은 사람을 만나고 싶다면 이렇게 하라》, 《쾌락의 권리》, 《성공 사전》, 《세기의 문》 외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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