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학경제는 기업에서 계획한 투자프로젝트들에 투자자본을 배분하는 방법론에 관한 의사결정 학문이다. 그러므로 공학경제는 기업과 공공기관에서 실행하는 투자프로젝트들의 실행 및 폐기처분에 관한 의사결정을 내리기 위해 필요한 원칙과 기법들을 기술하고 있다. 이러한 의사결정이 다양한 경제 이론들을 토대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경제이론들과 투자자본 관리 기법들을 처음 접하는 공학도들을 위해 본 서의 각 장에는 이론과 기법들이 간단명료하게 기술되어 있고 그리고 많은 예제들이 기술되어 있다.
공학경제가 투자의사결정 학문임에도 불구하고 산업공학도들에게 “학부에서 공부한 공학경제에 대한 이미지가 무엇이냐?”라고 물어보면, 그들 대부분은 ‘공학경제이자계산’ 아니냐고 반문을 한다. 위와 같은 공학경제에 관한 왜곡된 현상을 유발시키는 이유들을 여러 측면에서 분석해 볼 수가 있으나 본 저자는 그 이유가 전통적인 공학경제 교재의 이론 및 기법들이 기술된 목차에 있다고 생각한다. 공학경제가 공학 학문으로 정립된 시기는 미국의 스탠포드대학교 공과대학 교수였던 유진 그랜트(Eugene L. Grant)1)가 공학경제 교재를 처음으로 출간한 193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랜트의 교재를 살펴보면, 그 교재의 목차가 이자에 대한 개념, 투자분석 기법에 대한 이론, 감가상각비 및 법인세, 그리고 현금흐름표 작성 등의 순서로 전개되어 있다. 이 학문의 초기 발전 단계에서 그랜트의 위와 같은 공학경제 내용 전개가 타당하다고 인정은 하지만, 이제는 ‘공학경제=이자계산’이라는 왜곡된 현상을 바로잡아 ‘공학경제 투자의사결정’이라는 등식을 갖게 하기 위해서라도 그랜트의 공학경제 내용 전개 순서를 재고해야 할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공학경제에서 이자계산에 관한 개념을 먼저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기는 하다. 그러나 공학경제의 주제가 이자계산이 아니고 현금흐름표를 토대로 한 투자프로젝트의 경제성 평가이기 때문에 현금흐름표를 중심으로 한 공학경제의 내용 전개가 바람직하다고 생각된다.
위와 같은 관점에서 본 서는 다음과 같은 순서로 기술되었다.
1장은 공학경제학의 정의, 공학경제의 역사적 배경, 이자의 역사, 공학경제의 전형적인 문제, 그리고 공학경제의 기본 원칙 등을 기술하고 있다. 2장은 현금흐름표를 시작으로 해서 공학경제에서 다루는 전통적인 대부분의 주제들을 간략하게 소개하고 있다.
이렇게 많은 주제들을 간략하게 2장에 소개한 이유는 두 가지가 있다. 첫째, 사회과학적 학문에 더 밀접한 공학경제를 수강하는 공학도 학생들이 가급적 빨리 이 학문에 친숙해지도록 하기 위함이다. 둘째, 공학경제 문제의 풀이 방법은 무수히 많이 존재하고 있기 때문에 많은 문제들을 풀어 보지않으면 공학경제를 처음 접하는 대부분의 학생들이 문제 풀이 방법을 선택하는 데 있어서 많은 어려움을 겪게 되므로 이를 극복하도록 하기 위함이다.
셋째, 공학경제의 완성도는 현장 프로젝트를 학생들 스스로 수행함으로써 달성되기 때문에 이를 위해 학생들이 학기 초반에 공학경제에 관한 전반적인 흐름을 파악할 수 있게 하기 위함이다.
공학도들이 현금흐름표뿐만 아니라 다른 재무제표들에 관한 기초적인 지식을 습득하는 것은 기업 내에서 원활한 의사소통을 위한 필수항목이다. 이러한 목적과 더불어 투자의사결정의 토대가 되는 현금흐름표 작성에 관한 이해를 돕기 위해 3장은 현금흐름표를 비 롯해서 다른 중요한 재무제표들을 설명하고 있다.
4장은 감가상각과 법인세를 설명하고 있다. 5장은 이러한 지식을 기반으로 작성되는 투자프로젝트 중심의 현금흐름표에 관하여 기술하고 있다.
6장과 7장은 일단 작성된 현금흐름표에 적용해서 투자프로젝트의 경제성을 평가할 수 있는 다양한 기법들을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6장은 이자율 개념을 포함하고 있지 않은 투자회수기간법과 회계적 수익률법을 기술하고 있는 반면, 7장은 순 현재가치, 연등가가치, 내부수익률법 등과 같이 이자율 개념을 포하고 있는 다양한 현금흐름할인기법들을 설명하고 있다. 8장은 실질적으로 현장에서 투자프로젝트의 경제성을 평가할 때 중요한 사안으로 대두되는 투자의 불확실성 문제를 다루는 다양한 기법들을 기술하고 있다. 이 장은 샘 새비지(Sam Savage)의 ‘평균의 오류(flaw of averages)’라는 개념을 소개하고 있다. 이 개념은 단순히 평균을 토대로 한 투자의사결정으로부터 야기되는 왜곡성을 투자의사결정자들이 최소화하도록 도움을 주고 있다. 이장의 마지막 절은 다단계 의사결정체계로 구성된 복잡한 투자프로젝트의 경제성 평가를 위해 필요한 의사결정나무(decision tree analysis: DTA) 기법을 소개하고 있다.
8장에서 기술하고 있는 기법들이 불확실성을 회피하거나 최소화하려는 목적으로 사용되는 것이라면 9장은 불확실성을 관리해서 투자프로젝트의 가치를 향상시키는 목적으로 사용되는 새로운 기법인 실물옵션가치이론(real options value theory: ROV)을 소개하고 있다. ROV기법은 최근에 여러 공학경제학자들이 큰 관심을 갖고 연구하는 주제로 전통적인 불확실성 해결 기법들과 비교해서 이론을 이해하고 현장에 적용하기가 다소 복잡하고 어렵기는 하지만 많은 장점들을 가지고 있다. 앞 장들에서 다룬 투자프로젝트들은 모두 사기업을 중심으로 한 것들이었으나, 10장에서는 이와 달리 공공기관들이 수행하는 투자프로젝트의 경제성 평가를 위한 기법들이 소개되어 있다.
11장은 화폐의 시간적 가치에 관한 기본적인 개념들을 기술하고 있다. 다년간에 걸쳐서 수행되는 투자프로젝트의 경제적 가치를 올바르게 평가하기 위해서는 각 연도별 현금흐름들의 가치를 하나의 통일된 화폐가치로 변환해야 한다. 이러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이자에 관한 명확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한다.
11장에서 다룬 이자계산기간은 연단위였다. 그러나 12장은 연 단위 이자계산기간을 반년, 분기, 월, 주, 일 단위로 확대하였을 경우 적합한 이자율을 결정하는 방법, 인플레이션 측정 방법, 그리고 자본비용을 결정하는 방법 등을 설명하고 있다. 위와 같이 공학경제의 내용이 전개된 차례를 토대로 강의하는 경우 강의에 다소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고 짐작된다. 그러나 이러한 일시적인 어려움은 짧은 시간 내에서 쉽게 극복될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본 교재를 출간하여 달성하고자 하는 최종 목적은 공학 경제가 단순히 이자계산을 공부하는 학문이 아니라 투자분석에 관한 의사결정을 공부하는 학문이라는 사실을 학생들이 확실하게 인식하게 하기 위함이다.
본 교재는 지난 21년 동안 강의하며 연구한 경험들을 바탕으로 출간하게 되었다. 본 2판을 수정 보완하면서 1판에 기술된 논리 전개에 상당히 많은 오류가 발견되어 그 동안 본 교재를 애용해 주신 교수님들과 학생들에게 진심으로 사과의 마음을 전한다. 물론 나 름대로 열심히 한다고 했지만 2판에도 많은 부족한 점들이 발견될 것이라고 믿는다. 이 점에 관한 모든 책임은 본 저자의 몫이라고 생각하며 본 교재를 채택하여 강의하시는 교수님들과 학생 여러분들의 많은 유익한 의견이 있기를 바란다.
- 머리말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