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사회의 특징은 크게 네 가지로 생각할 수 있다. 그것은 ‘소비는 미덕’이라는 물질제일주의, ‘인구의 도시 집중화’, ‘대량 정보화’, ‘비약적인 과학기술의 진보’이다. 이에 따라 사회는 다음과 같은 새로운 상황에 직면하게 되었다.
첫째, 인간의 고립화이다. 물질제일주의는 외면적으로는 풍족하더라도 사람과 사람의 내면적 유대를 크게 후퇴시켜 버렸다. 도시의 인구집중은 주민의 정착을 촉진하기보다 오히려 이동을 초래하고 있다.
둘째, 대량정보에 의해 인간의 모든 행동이 획일화되는 것과 함께, 사고와 감정의 퇴화가 일어나게 되었다. 많은 정보 중에서 필요한 것을 선택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정보의 홍수에 매몰되어 버리고 있다. 그 속에서 인간은 무기력해지고 수동적이 된다.
셋째, 사회 전체가 향락주의에 빠져서 지금 즐겁기만 하면 된다는 생각이 주류를 이루게 되었다. 집단규율에 속박되는 것을 싫어하고, 적은 인원으로 즐길 수 있는 게임이나 혼자서 할 수 있는 것으로 흥미가 옮겨가 버리기도 한다. 이상과 같은 새로운 상황의 결과로서, 인간은 편안함만을 추구하게 되고, 갈등적 요소를 해결하고 융화를 위해 노력하기보다는 편하고 즐거울 수 있는 상황에 가치를 두며, 개성적이고 열정 넘치는 도전적 인간이 적어지고 있다.
이러한 경향은 학생은 물론 지도하는 교사도 마찬가지여서 주어진 일만 무난하게 처리하면 된다고 생각하여 적극적으로 새로운 시도에 도전하는 의욕을 가진 사람이 적어지게 된 것은 아닐까? 이러한 현대사회의 특징과 새로운 시대의 흐름을 충분히 고려하면서, 우리는 다음 세대를 위한 교육을 수행해야 하며, 수학 수업도 이러한 새로운 시대의 흐름에 적합한 형태, 내용, 방법을 취하지 않으면
그러나 현실적으로 이전부터의 형태, 내용, 방법―‘집단지도’, ‘교사 중심의 일제수업’, ‘빨리 확실하게’ 등―을 따르고 있음은 부인하지 못할 사실이다. 그 결과, ①수업 및 평가가 수학 지식의 암기 및 문제풀이 위주로 이루어져 창의적인 인재를 육성하는데 한계가 있다. ② 다양하고 실질적인 수학교육에 대한 관심과 투자가 부족하다. ③ 학업성취도는 높지만 수학 공부를 왜 해야 하는지에 대한 학습동기는 낮다는 부정적인 인식이 널리 퍼져 있다.
이러한 인식을 타파하기 위해 교육과학기술부는 2012년에 ‘수학 교육선진화방안’을 내놓았는데,〈생각하는 힘을 키우는 수학〉,〈쉽게 이해하고 재미있게 배우는 수학〉,〈더불어 함께하는 수학〉이 그 기본방향이며, ‘스토리텔링’ 형태의 수업 권장과 교과서를 제작하는 것도 하위요소로 들어 있다. 이런 이유로 최근 한국 수학교육의 화두는 단연 ‘스토리텔링’이 되었으며, 이와 관련된 많은 프로젝트들이 수행되었고, 그 결과로 그러한 것을 반영한 교과서가 제작되고 있다.
그러나 아무래도 실생활에 기초한 수학적 개념의 탄생에 관한 직접적인 소재가 빈곤한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떨칠 수 없던 차에, 가타노 젠이치로( )의《즐기면서 배우는 수학 이야기》를 접하게 되었다. 수학 수업에 이용할 수 있는 이야기 소재를 모은 이 책은〈수학 학습에 대한 이야기〉,〈수와 계산에 대한 이야기〉,〈대수에 대한 이야기〉,〈기하에 대한 이야기〉,〈함수, 확률, 통계에 대한 이야기〉,〈많은 사람들이 읽은 수학 교본〉이라는 여섯 개의 장( )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 각각은 문화로서의 수학 이해에 도움이 되고, 학생의 지적인 흥미를 환기할 수 있는 역사적 사실과 실생활 소재로 이루어져 있다. 한편, 학생들에게 즐겁고 유익한 수학 수업을 하기 위해서 이들 이야기를 언제? 어디서 ? 어떻게 이용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교사가 임의로 재구성하여 이용해도 좋다고 필자는 밝히고 있다. 그 이유는 가르칠 학생의 학습 경험과 수준을 고려하여 교사가 수업 활동을 구성할 수 있으므로, 획일적인 수업 소재 제공보다는 교사의 분석?구성에 자유를 주기 위한 것이라고 여겨지며, 그것이 바로 ‘스토리텔링’ 수업 구성에서 교사에게 요구되는 능력이기도
따라서 이 책은 그의 또 다른 저서《수학사를 활용한 교재 연구》(김부윤?정영우 역, 2011년, 경문사)와 더불어 우리나라 교사들에게 스토리텔링과 관련된 수업 소재 개발과 수학사를 활용한 수업 구성에 많은 도움을 줄 것이며, 학생들이 수학사를 보다 깊이 이해하고 흥미 있고 유의미하게 수학을 이해하는 데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