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로 낯선 두 세계가 하나로 융합된다.
언뜻 보기에 수학과 생물학은 전혀 관계가 없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콘느와 샹제의 뜨거운 논쟁을 뒤쫓다 보면, 넓은 의미에서의 인공지능이라는 문제에 직면할 때, 양자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들은 수학의 세계를 정의하는 것으로 논의를 시작한다. 수학의 보편성에 대한 문제를 두고 밀고 당기는 논쟁을 벌인다. 수학과 자연과의 관계는 필연적으로 물리학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새로운 수학세계의 발견은 두뇌의 기능에 대한 의문, 즉 생물학과 깊은 관련을 맺게 된다. 이처럼 과학의 꾸준한 발전은 윤리라는 문제에 봉착하게 되며, 윤리의 근본을 돌이켜보는 계기를 마련한다. 대화체로 되어 있는 이 책에서 생물학자는 질문을 던지고, 수학자는 대답한다. 또 수학자와 생물학자가 나름대로의 생각을 솔직하게 말한다. 모르는 것은 모른다고 대답한다. 하지만 옳다고 여기는 것에 대해서는 한치의 양보도 없다. 합의점을 도출하기도 어렵다. 논쟁이 그만큼 뜨거웠음을 증명해주는 것이다.
물리적 세계와 두뇌는 어떠한 관계에 있는가? 수학적 대상은 인간 두뇌에 별개로 존재하는 것일까 아니면 두뇌 활동의 산물일까? 다시 말해 수학적 대상은 태초부터 존재하고 있었던 것일까 아니면 정신적인 노력의 결과일까? 수학적 원리가 보편성을 가지고 있다면, 윤리적 원리도 보편성을 띨까?
우리는 이 책에서 이러한 주제를 두고 벌이는 두 학자의 정신세계를 살피게 된다. 폭넓은 박식함에 놀라는 것도 잠시, 이내 인문학과 자연과학의 경계가 무너짐에 더욱 놀랄 것이다.
▶ 수학적 질서, 신의 선물인가 인간 정신의 창조물인가
수와 그 밖의 수학의 대상들은 인간의 정신과는 무관한 영원한 존재인가, 아니면 두뇌가 만들어낸 산물인가? 플라톤이 말한 이래 다른 많은 이들이 주장했던 것처럼, 우리는 그것들을 발견했는가, 아니면 독일 수학자 L. E. J. 브로우베르가 21세기 초반에 강력히 주장하고 비트겐슈타인이 거들었으며 수학적 플라톤 주의에 대한 반박으로 유명한 《수학자의 변명》에서 G. H. 하디가 주창한 것처럼, 우리가 그것들을 발명했는가? "신은 수를 창조했다. 그밖의 모든 것은 인간이 만들었다"라는 19세기 독일 수학자 레오폴트 크로네커의 주장이 맞는가, 아니면 아인슈타인이 말년에 생각했던 것처럼, 정수 그 자체는 인간 정신의 순수 창작품인가? 인간이 외계 문명과 소통할 수 있는 우주의 언어는 수학자가 만든 것인가, 아니면 단순히 호모 사피엔스의 두뇌에 있는 신경망의 독특한 진화 덕분에 우연히 존재하게 된 지상의 언어일 뿐인가? 객관적 세계는 수학법칙에 따르는가, 아니면 물리학자가 점차 자연현상의 수학적 의미를 파악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에 그저 수학법칙에 맞는 것처럼 보일 뿐인가?
세계적으로 유명한 신경생리학자 장 피에르 샹제와 살아 있는 수학자 중 가장 뛰어난 인물로 손꼽히는 알랭 콘느는 자신들이 이러한 의문에 대해 정반대의 견해를 갖고 있음을 깨닫게 된다.
광범위한 일련의 대화에서 샹제와 콘느는 자연선택과 변이의 기능으로서의 두뇌의 진화에 대해 토론하고, 지능의 특징(과 기계적 방법으로 지능을 자극하고 만들며 실제로 복제하는 것을 방해하는 걸림돌)에 대해 토론하고, 물리적 세계를 설명할 때 수학이 갖는 "비합리적 효율성"의 근거에 대해 논박하고, 두뇌의 조직과 기능에 대해 알려진 것에 부합되는 도덕성의 코드를 만들어 낼 수 있는지, 다윈, 크로포트킨, 다른 이들이 원했던 '공감의 확대'에 선천적 토대를 줄 수 있는지를 질문하며 수학적 창조성의 원천에 대한 의견을 달리 한다. 서문에서 그들은 수학 및 과학과 윤리학의 관계에 대해 탐구한다. 첨예한 의견대립을 기술한 이 생생한 기록이자 동시에 상호간의 이해를 향한 이 열성적인 탐색은 인간의 이성과 인지적 가능성의 한계를 탐구했던 앙리 푸엥카레, 앨런 튜링, 자크 아다마르, 그리고 폰 노이만의 근대적 전통을 따르고 있다. 왜 질서가 이 세상에 존재해야만 하는가, 그리고 왜 인간은 그것을 이해해야 하는가, 라는 질문이 이 기억할 만한 대화의 핵심이다.
"두 석학이 나눈 이 놀라운 설득력과 재기 넘치는 담론은 '대화'에 대한 과거의 개념에 새 생명을 부여했다. 대화, 이제는 애석하게 잊혀져 버린 형식, 그리고 한때 번성했을 때 너무나 인위적이고 작위적이었던 그 형식에. 이 책을 사랑한다!"
- 올리버 색스 박사 -
"영어권 독자는 이제 탁월한 두 지성의 철학적 통찰로부터 엄청난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자기 분야의 선두주자이자 자신의 독특한 관점을 심오한 난제로 끌고 가는 두 지성으로부터. 《정신, 물질 그리고 수학》은 매혹적이다."
- 로저 펜로스, 옥스퍼드 대학 -
"탁월한 두 지성의 대화를 엿들을 수 있음은 분명 행운이다. 이 대화에 주목할 만한 까닭은 그 내용이 박학하고 오래 된 의문을 현대적 맥락으로 바꾸어놓았기 때문이다."
- 레온 쿠퍼, 노벨 물리학 수상자 -
"이 책은 과학의 표면 뒤에 놓인 철학적 모호함과 모순에 대한 뛰어난 안내서다. '남몰래 유리잔을 통해' 보듯 세상을 바라보는 샹제와 콘느는 결국 명백히 모순적인 실제를 보게 된다. 이들의 논쟁은 고전이 될 것이다."
- 데이빗 루엘레, Institut des Hautes tudes Scientifiques, Paris -
"신경생리학의 믿음을 설명하는 윤리학에 대한 결론부는 이 경이로운 책의 절정이다. 이 같은 적은 없었을 것이다. 눈부신 역작."
- 버논 B. 마운트캐슬, 존스 홉킨스 대학 -
"이것은 책이 아니라 여행이다. 좋은 여행처럼, 독자를 자극하고 자신의 지평을 확대시킬 수 있게 하며, 더 오래 머물고 싶은 자를 낳는다. 독자는 위대한 두 석학의 내면을 들여다볼 수 있고 엄청나게 방대한 주제에 대한 그들의 생각을 맛볼 수 있다. 이 책은 수학이나 신경과학만을 다룬 책이 아니다. 실재의 본성과 그에 대해 알 수 있는 것에 대한 심오한 통찰과 도발적인 고찰의 모음이다."
- 스티븐 M. 코슬린, 하버드 대학 -
"중요한 주제에 대한 진리를 식별하기 위해 가능한 한 자신의 생각을 정확히 표현하는 작가들의 열정이 이 대화 곳곳에서 빛을 발한다."
- 뉴욕타임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