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량에 의하여 공간이 휘어질까?
뉴턴 역학은 틀렸을까?
공간의 본질은 무엇일까?
우주에는 공간이 존재할까?
가 일정한 근본적인 이유는 무엇일까?
뉴턴은 우리가 존재하는 공간은 변하지 않고 절대적이라 생각했다. 우주의 모든 물체들이 이 절대적인 공간 안에서 만유인력에 의하여 서로를 끌어당기며 운동을 하고 있다고 보았다. 한편 아인슈타인은 태양과 같은 질량에 의하여 빛이 휠 수 있으며 나아가 공간 역시 질량에 의하여 휘고 구부러질 수 있다고 했다.
빛이 질량에 의하여 휜다는 것은 증명되었다. 멀리서 오는 별빛이 태양 곁을 지나갈 때 중력에 의하여 빛의 경로가 휜다는 것은 1919년 실제 관측을 통하여 입증되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빛이 중력에 의하여 휜다는 데에 의문의 여지가 없다.
하지만 아인슈타인은 한 걸음 더 나아갔다. 중력에 의해서 빛이 휜다는 것은 태양과 같은 질량이 그 주위의 공간을 휘게 하고 이 휘어진 공간을 빛이 지나갔기 때문이라고 설명한 것이다. 즉, 질량이 공간을 구부러뜨린다고 주장했다. 아인슈타인이 공간은 질량에 의하여 휜다고 확신한 이유는 무엇일까? 그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 설명할 수 있다.
첫째, 멀리서 오는 별빛이 태양 곁을 지나갈 때 태양의 질량에 의하여 빛이 휘는 각을 뉴턴 역학으로 계산하면 그 값(0.875각초)은 실제 관측한 값(1.75각초)의 반 정도이다. 그런데 아인슈타인이 태양 주위의 공간이 태양의 질량에 의하여 휘어져 있다는 전제하에 별빛이 휘는 각을 계산해보니 실제 관측한 값과 똑같은 결과(1.75각초)가 나온 것이다. 다시 말해 공간이 휘어져 있기에 실제 관측한 값과 똑같은 값이 나올 수 있었다고 보았다.
둘째, 수성의 근일점 이동 문제이다. 수성의 근일점이란 수성이 태양을 중심으로 타원궤도를 돌 때 태양과 가장 가까운 위치를 말한다. 수성이 태양을 중심으로 회전할 때마다 금성, 지구, 화성 등 다른 행성들의 중력 때문에 근일점이 조금씩 앞으로 이동을 하는데, 실제로 100년 동안 575각초를 이동하는 것으로 관측되었다. 그런데 뉴턴 역학을 이용하여 이론적으로 계산을 해보니 수성의 근일점이 100년 동안 532각초 이동하는 것으로 나왔다. 실제 관측한 값에 비해 43각초가 부족하였다. 과학자들은 여러 가지 방법을 동원해 보았지만 이 43각초 차이를 설명할 수가 없었다. 하지만 아인슈타인은 해냈다. 태양 주변의 시공간이 휘어져 있다는 것을 감안하지 않았기에 43각초 차이를 설명할 수 없는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그래서 태양 주변의 공간이 휘어져 있다고 생각하고 계산을 해보니 신기하게도 43각초가 나와 그 차이를 메울 수 있었다.
이 두 사건에 의하여 아인슈타인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뉴턴 역학은 틀렸고 일반 상대성 이론이 옳다고 믿게 되었다. 공간은 절대적이 아니며 질량에 의하여 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정말 뉴턴 역학은 틀렸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렇지 않다! 뉴턴 역학은 틀리지 않았다. 뉴턴 역학으로 빛의 휨을 계산하는 과정에는 아무런 오류가 없다. 그렇다면 왜 뉴턴 역학으로 계산한 값은 실제 관측값보다 작게 나왔을까? 왜냐하면 태양의 중력을 이용하여 별빛이 휘는 각을 계산할 때 그 각의 꼭짓점, 즉 기준점이 실제 관측자의 기준점과 달랐기 때문이다. 그 기준점을 일치시킨다면 실제로 관측한 값과 뉴턴 역학으로 계산한 값은 동일할 것이다. 다행히 일반 상대성 이론에 의한 기준점은 관측자의 기준점과 같았다.
‘수성의 근일점 이동’ 문제도 마찬가지이다. 뉴턴 역학은 틀리지 않았다. 이 경우에는 기준점이 문제가 아니라 전체 계산 과정에서 한 가지를 인식하지 못하고 빠트렸다고 볼 수 있다. 태양의 중력에 의하여 별빛이 휘듯이 수성도 추가적으로 휘어 근일점 이동이 추가적으로 일어난다는 사실을 간과한 것이다.
그렇다면 뉴턴 역학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그것은 ‘질량에 의해서 공간이 휘어질 필요가 없다는 것’을 뜻한다. 뉴턴 역학은 근삿값만 계산하는 ‘근사’ 역학이 아니다. 뉴턴 역학으로 우주에서 일어나는 여러 현상들을 정확하게 설명할 수 있다.
일반 상대성 이론의 근간이 되는 아인슈타인 방정식은 휘어지지도 않는 시간과 공간을 휘어진다고 간주하고 만든 것이다. 다만 뉴턴 역학과 같이 정확한 값을 계산해 낸다.
『우주에서 시간이 사라지다』에서 시간 지연이 일어나지 않는 이유와 빛의 속도가 항상 일정한 이유를 밝혔듯이 『시공간은 휘어지지 않는다』에서는 공간에 대한 비밀들을 밝힌다. 이 책을 통해 왜 시공간은 휘어지지 않는지, 왜 뉴턴 역학은 틀리지 않았는지, 각의 꼭짓점을 어디에다 두고 별빛의 휨을 계산했는지, 수성의 근일점 이동 43각초 문제에 대한 새로운 풀이는 없는지, 아인슈타인 방정식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를 하나하나 파헤쳐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