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수에 둘러싸여 있다. 수로 대화하고 수로 오락거리를 만들어내기도 한다. 우리 삶을 지배하는 수는 우리를 아침마다 깨우고 목적지를 알려준다. 목적지에 도착하는 방법도, 언제 그곳에서 떠나야 하는지도 모두 수가 알려준다. 절대적인 권한을 가진 수는 한 치의 어긋남도 없이 모든 일을 정확히 판단한다.
하지만 때로는 수도 우리를 속인다. 생명의 은인이자 행운을 부르는 부적이었다가도 우리 목숨을 위태롭게 할 수 있다. 여러분은 수로 이루어진 존재이며, 나 역시 그렇다. 수천 년 전, 과학과 종교가 하나였을 당시에 사람들은 수를 통해서만 우주를 이해할 수 있다고 믿었다.
영화 「매트릭스」에서처럼 숫자들이 눈앞에서 흘러내리지는 않지만, 우연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많은 형태에서 공통적으로 중요한 수들이 발견되었다. 이를테면, 원의 지름과 둘레의 비율이나 조개 껍데기의 곡선에 숨어 있는 비율과 같은 수들이 자연에서 반복적으로 나타났다. 동일한 기하학적 형태로 수들이 전혀 예상치 못한 곳 ― 태양계 행성들의 공간 배치등 ― 에서 발견되기도 했다. 심지어 속도 ― 예를 들어 빛의 속도 ― 와 같이 생각지도 못한 수에 우주 구조의 비밀이 숨어 있는 것처럼 보였다. 그 당시 사람들은 그러한 수들이 신비로운 신의 섭리를 드러내는 것이라 믿었다. 몇몇 용감한 탐험가들은 수가 감추고 있는 미지의 영역을 풀어보려 했는데, 결국 수 탐구 여정은 세상의 본질을 탐험하는 여정이 되고 말았다. 그들은 삶과 우주 등 모든 것들의 세세한 부분을 풀어가기 위해 중요한 수들을 모으고, 그 수들을 정돈할 수 있는 도구를 이용했다 오늘날 과학은 종교에서 완전히 분리되었지만, 리는 여전히 우주가 중요한 수들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고 믿고 있다.
이제 우리는 그수들은 현실을 구성하고 있는 요소들이 이리저리 어우러져 만들어진 패턴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세상이 잘 짜인 융단이라면 중요한 수들은 그 융단에 나타난 무늬다. 어떤 무늬는 눈에 잘띄게 두드러진 모양을 하고 있는데, 예를 들어 π(파이), e (이), θ (세타 )와 같은 기호들이 그렇다 수 0, 1, 2, 3이나 ???? 등은 천들이 아무렇게나 쌓여있는 형상과도 같다. 10이나 13 같은 수는 실수로 생긴 얼룩과 같다. C (연속 함수들의 모임)나 무한대(∞)는 전체 모양의 크기와 형태를 가리키는 수들이다. 허수( i )와 같은 수들은 이리저리 얽힌 천 사이로 비치는 얇은 잔물결 정도로 표현할 수 있겠다. 이 책은 수의 탐험가들과 수학의 창시자들에 관한 이야기다.
이 괴짜 탐험가들과 창시자들이 품었던 동기와 믿음은 놀라울 만큼 흥미롭다. 하지만 그보다 더 우리를 놀랍게 하는 것은 그들의발견, 숫자다. 아인슈타인은 “인생에 두 가지 길이 있다. 하나는 기적은 없다고 믿는 것이며, 다른 하나는 모든 것이 기적이라고 믿는 것이다.”라는 말을남겼다. 수의 비밀을 알게 된다고 해서 세상이 시시하게 보이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더욱 신비스럽게 느껴질 것이다. 수는 기적의 존재이며 이제 여러분은 그 기적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머리말 중에서-